박물관 건축과 로고는 모두 “책”의 시각적인 것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박물관 전면의 모습은 점점 책을 고르고 직접 소유하는 문화가 사라져가는 현 시대에 종이의 촉감과 냄새를 직접 맡고 볼 수 있으며 책장에 책이 가지런히 꽂혀 있는 곳에서 책을 고르는 설렘을 연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건물의 하늘에서 본 평면도는 고이 접은 쪽지 편지 모양을 형상화 했습니다. 고이 접어 건네주던 쪽지 편지처럼 건물 중앙에 작은 빈 공간을 두어 여백의 미를 살리면서 다양한 모양의 전시 공간과 동선을 만들었다. 인쇄 전시실에는 활자의 어머니인 자모가 한글, 한자, 영문으로 그리고 서체 별 크기 별로 수십 만 자가 상자에 가득 담겨 보관되어 있으며, 수많은 활자와 활판 인쇄기들이 크기 별로 전시 되어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타자기를 비롯해 에디슨이 세계 최초로 발명한 귀한 등사기와 복사기도 진열되어 있으며, 칼라 인쇄를 하는 초창기의 수동 오프셋 인쇄기들도 만나 볼 수 있다. 고서 전시실에는 <조선의 서당> <조선의 지식인>, <고대 소설> 코너 등이 있으며 조선시대 아이들이 서당에서 배우던 ‘천자문’을 비롯해 ‘사서삼경’과 ‘행실도’ 그리고 ‘고대 소설’들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진열되어 있다. 근, 현대 책 전시실은 <귀중 신문자료>코너로 시작하는데, 독립신문을 비롯해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를 지우고 발행한 1936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 원본도 모퉁이가 바스러진 채 진열되어 있다. 문학 작품으로는 1925년 발행된 김소월의 <진달래 꽃>과 1926년 발행된 한용운의 <님의 침묵>외에 우리들이 교과서에서 보던 박두진의 <해>, 심훈의 <상록수>등 귀한 문학 작품들이 시대별로 전시 되어 있다. 그 외 개화기 최초의 교과서인 <신정 심상소학>과 개화기와 해방 이후 발행한 다양한 교과서들도 전시 되어 있으며, 모퉁이 작은 공간으로는 풍금을 비롯해 도시락 등과 학교 종을 달아놓아 옛날의 교실의 모습을 재현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웃음짓게 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기계들, 지금은 보지 않는 책들이지만, 그것들이 없이는 현재가 없었을 것입니다. 기성 세대에게는 잊고 살았던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과거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